파킹통장은 은행 상품 목록에 없는 이름입니다. 법적으로는 그냥 수시입출금식 예금, 그러니까 월급 통장과 같은 요구불예금입니다. 다만 잔액에 붙는 금리를 예금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품을 업계와 소비자가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것뿐입니다. 차를 잠깐 세워두듯 돈을 맡긴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죠.
이름이 마케팅 용어라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은행마다 부르는 기준이 다르고, 따라서 ‘파킹통장’이라는 한 단어 안에 조건이 전혀 다른 상품들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자는 어떻게 붙나
계산 방식은 단순합니다. 매일 마감 시점의 잔액에 연이율을 적용해 하루치 이자를 산출합니다. 1,000만원을 연 2.5% 통장에 하루 넣어두면 대략 685원입니다(세전). 이걸 매일 반복하는 구조라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생깁니다.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매일 이자 지급’은 이 하루치 이자를 매일 통장에 꽂아준다는 뜻입니다. 매월 주는 상품과 비교하면 이자가 원금에 합쳐지는 시점이 빨라 복리 효과가 조금 생기는데, 실제 크기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연 2.5%로 1,000만원을 1년 두었을 때 매일 지급과 매월 지급의 차이는 연 300원이 채 안 됩니다.
그럼 매일 이자는 의미가 없나
수익률 차이는 미미하지만 다른 실익이 있습니다. 중간에 돈을 빼도 그날까지의 이자가 이미 확정돼 있고, 잔액이 매일 조금씩 늘어나는 게 눈에 보입니다.예금·적금·월급통장과 나란히 놓고 보기
| 구분 | 돈을 넣는 방식 | 중도 인출 | 금리 성격 | 어울리는 돈 |
|---|---|---|---|---|
| 파킹통장 | 수시로 넣고 뺌 | 자유 (이자 손해 없음) | 변동 — 은행이 수시 조정 | 비상금, 쓸 날이 안 정해진 목돈 |
| 정기예금 | 목돈을 한 번에 예치 | 가능하나 중도해지 이율 적용 | 가입 시 확정 | 1년 뒤에 쓸 게 확실한 돈 |
| 정기적금 | 매달 일정액 납입 | 중도해지 시 불리 | 가입 시 확정 | 아직 없는 돈을 모으는 경우 |
| 일반 입출금통장 | 수시로 넣고 뺌 | 자유 | 거의 0 | 결제·이체용 생활비 |
표를 세로로 보면 파킹통장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입출금은 월급 통장처럼 자유로운데 이자는 예금 쪽에 가깝다는 것. 반대로 약점도 여기서 나옵니다. 금리가 가입 시점에 확정되지 않고 은행이 수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연 3%를 보고 가입해도 두 달 뒤에 2%로 내려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기예금은 그런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쓰임이 갈립니다. 1년 뒤 전세금으로 쓸 게 확정된 돈이라면 금리를 묶어두는 정기예금이 낫고, 언제 쓸지 모르는 비상금이라면 묶이지 않는 파킹통장이 낫습니다. 각각 얼마가 붙는지는 예금 이자 계산기와 적금 계산기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이자에서 세금 15.4%가 빠진다
통장에 찍히는 이자는 이미 세금이 빠진 금액입니다. 이자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15.4%가 원천징수되기 때문입니다. 세전 10만원이면 실제로는 84,600원이 들어옵니다. 파킹통장이든 예금이든 이 부분은 같고, 따로 신고할 일도 없습니다.
이자와 배당을 합쳐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세전 2.5% 기준으로 그만한 이자를 만들려면 원금이 8억쯤 필요합니다. 대부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입니다.
예금자보호는 1억원까지
파킹통장은 은행 예금이라 예금자보호 대상입니다. 여기서 많은 글이 아직 옛 기준을 쓰고 있는데, 보호 한도는 2025년 9월 1일부터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습니다. 2001년 이후 24년 만의 상향이고, 기존에 넣어둔 예금에도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주의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1억원은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입니다. 원금을 정확히 1억으로 채우면 이자는 보호 범위를 넘습니다. 둘째, 한도는 상품별이 아니라 금융회사별로 1인당 적용됩니다. 같은 은행에 통장을 세 개 만들어도 합쳐서 1억이고, 다른 은행이면 각각 1억입니다. 저축은행은 브랜드가 같아도 법인이 다르면 별도로 칩니다. 저는 이 구분을 헷갈려 같은 은행에 통장만 나눠두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그건 보호 범위를 넓히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리
파킹통장은 ‘이자가 붙는 입출금통장’입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생기고 언제든 뺄 수 있지만, 금리는 은행이 언제든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고를 때 봐야 할 것은 오늘의 최고 금리가 아니라 그 금리가 얼마까지, 어떤 조건에서 적용되는가입니다. 이 기준은 고르는 기준 정리에서 네 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증권사 CMA와 헷갈린다면 비교 글을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
근거·출처
- 예금보험공사 — 보호대상 금융상품 (요구불예금·저축예금)
- 예금보험공사 — 보호한도 1억원 (2025-09-01 시행)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공지
- 삼일PwC — 이자소득 원천징수와 금융소득종합과세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14